행복이란 유한한 것이다. 사람의 정이란 쉽게 바뀌는 존재이며, 기댈 때 즈음엔 상처란 흔적만 남기는 것이다. 그것이, 아이가 그동안의 인생에서 배워온 법칙이었다. 아이는 기다렸다. 그 온기가 자신을 버릴 날을. 자신에게 던져진 작은 흥미가 끝날 날을. 아이는 더이상 기대하지 않으려 했다. 그게 자신이 배워온 세상이니까. 그렇기에 아이는 계속 준비하고 있었다. 자신이 버려질 날을 말이다. 하지만 동시에 아이는 조용히 빌었다. 그럼에도 이 온기가 조금 더 이어진다면, 이 순간이 조금만, 아주 조금만 더 계속되기를. 더이상 이 온기를 영영 보지 못한다 해도 그립지 않을 때 까지만, 이 사랑과 이별할 용기를 가질때까지만이라도 지속되길. 아이는 조용히 소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