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연성

현우연하-자각

Qia키아 2024. 4. 16. 21:17


이연하.

내가 그 아이를 좋아하게 될 리는 없었다. 내가 그 아이를 그런 마음으로 좋아한다면 그게 금수 새끼가 아니면 도데체 무엇인가. 8살 차이인, 그것도 동생 친구인 그 아이를. 그렇게 나는 자신해왔었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하지만, 작은 변화는 생각보다 일찍 찾아왔다.



잠시 외출하고 돌아오던 길, 언제나처럼 길을 가던 중 익숙한 노랫소리가 들렸다. 정체는 내가 못 알아들을리 없는, 동생의 노랫소리였다.

'그리고보니 오늘 버스킹은 이 근처라 했었나. '

평소와 다름 없을 늘 들어왔던 버스킹이었지만, 사이로 들려오는 묘한 일렉 소리에 나는 홀린듯이 발걸음을 옮길 수 밖에 없었다.


가본 그곳은 역시나 평범했다. 조금 다른 점이었다면 사람이 평소보다 더 많았단 것이었을까. 그리고, 그 중심에는 이연하가 함께 있었단 점이었을까.

'아, 익숙한 기타소리는 저거였구나. '

그다지 놀라운 일은 아니었다. 현진인 원래 남들을 자주 불러 같이하고는 했으니까. 그렇게 소리의 정체도 알게 되었으니, 다시 돌아가기 위해 어느샌가 너로 가있던 시선을 떼려던 순간이었다.

네가 눈이 마주치며 활짝 웃어보인 것은.


..


나를 보고 웃은게 아닐 것이다. 이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나를 발견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렇게 믿음에도, 느껴지는 이 감정은.

저 미소가 날 향한 것이었으면 하는 이 생각은.

시끄럽게 웅성대는 사람들 소리조차 너의 소리 하나하나에 묻히는 듯한 이 느낌은.


...


그제서야 인정할 수 있었다.



이연하,
나는 널 좋아하는게 맞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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