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연성

단편-Backstory

Qia키아 2024. 6. 3. 02:58

[Easton Desmond]


살아남으려면 죽여야만 했다.

살아남으려면 죽도록 노력해야했다.

살아남으려면 남을 짓밟아야했다.

그렇게, 난 지금까지 살아왔다. 가족도 형제도 아무것도 없이. 그저 살아남기만을 갈망하며.


당신은, 그런 나에게 왔던 첫번째 봄이었습니다.





[Libér]


모두 그녀를 사랑하지 않았다.

당연했다. 어딘가 나사빠진듯한 모습에, 옆의 아이와 비교하면 하찮기만 한 외모까지. 물론 그정도는 그녀에게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았다.
사소한 문제라면, 그 모두에 자신도 포함되어있었단 것 정도.


그렇기에, 그녀는 밝게 사랑해주던 그 아이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었다.





[Fel]


작은 아이는 늘 외로웠다.


차가운 실험실.

그저 아프기만 한 바늘.

딱딱할 뿐이었던 연구원들.


그런곳에서 작은 아이는 언제나 홀로 외로웠다.


그곳에서 벗어난 이후에도 달라지는 건 없었다.
그녀를 보는 이상한 눈빛. 그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하는 과거.


그런 그녀의 세상에서 백금빛의 그 존재는, 유일한 온기나 다름이 없었다.






[Mia Tailor]


나는 이미 무너진지 오래였다.

언제나 불안정했던 마음가짐은 좌절된 꿈과 함께 처참히 무너졌었다.

더이상 그 아무것도 하고싶지 않았다. 그저 방 밖으로 나가지도 않고 천천히 말라가고 싶었다. 더이상 칼을 잡을 자신조차 들지 않았다.

그래도 모든걸 포기하고싶진 않았다. 내 인생을 바쳐왔으니까. 내가 꿈꾸던 행복이니까.
그런 마음으로 차린 작은 바였다.



그리고, 난 그곳에서 진정한 행복을 마주하게 되었다.







[Black Diamond]


나의 세상은 그날 이후로 무너졌다.

행복했던 생일날의 타는 듯한 끔찍한 고통과 함께 생겨버린 엉망이 되어버린 얼굴. 그 얼굴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달갑지 않았다.

혐오, 놀라움, 조롱.

표정을 읽는건 너무나도 쉬웠다. 늘 그래왔으니까.

아, 물론 전 애인에게서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
그 사람은 읽을 필요도 없이 혐오만을 직접 선물하고 떠났으니까.

그래, 모두가 그랬고, 그게 당연한 삶이었다. 더이상 남을 향한 희망도 애정도 품지 않았다.



근데, 넌 왜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웃어주는거야?






[Unknown]


처음 이곳에 온 날, 나를 데리고 온 사람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는 이곳에 충성하기 위해 거둬진, 한마리의 개일 뿐이라고.

조금은 무서웠지만, 나에겐 선택권따윈 없었다. 나가면 고아 신세, 안나가면 핍박받으며 굴려지는 신세. 어짜피 다를바 없었기에 상관 없었지만, 그래도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은 언제나 무서웠다.
그 아이 빼고는 말이다.

" 이거 너 가져. "

이상한 나뭇가지를 내밀던 누군가. 그 누군가는 내 마음속에 깊이 자리잡아 따뜻한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물론,
이건 그와의 편지가 끊기기 전까지의 이야기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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