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연성

알렉아멜-Before That Day

Qia키아 2024. 4. 11. 14:45

  드디어 그날이 다가왔다. 알렉산더 스텔링, 사랑하는 그와의 결혼식. 나는 바쁘게 결혼식 준비를 마치고 풀썩 침대에 누워 내 손을 바라보았다. 정확힌, 손의 반지를 바라보며 그날을 떠올렸다.


" 나와 평생을 함께 해줄래? "


아직도 선명히 기억난다. 그때의 그 감정을, 표정을. 옛날의 나였으면 상상도 못 할 행복이었다. 당연했다. 이전의 내 몸상태는 미래를 꿈꾸기엔 너무나도 허약했으니까. 내가 이렇게 회복한 것은 정말로 기적이었다. 수치가 이젠 정상이라며 완치를 말하던 의사를 보고는 얼마나 눈물이 날뻔했는지, 그날 생각만 하면 아직도 조금 부끄러울 정도였다. 이런 부끄럽던 생각도 하며 나는 조심히 반지를 어루만졌다. 그가 제작한 반지는, 정말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그렇게 행복에 잠겨있던 때였다.



쾅-!!

?!


이상하리만큼 큰 소리가 났다. 도저히, 알 수 없는 아이의 울음소리와 함께. 불길한 기분이 들었던 나는 황급히 문을 열어 밖을 확인했다.
..그리고 보았던 건, 울고 있는 아이와 총을 든 소년이었다.



위험했다. 당장 들어가야 한다는 걸 알았다. 잘못하면 크게 다칠 수도, 아니, 죽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울먹이며 나를 바라보는 아이의 표정에 도저히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결국 나는 조심히, 그리고 조용히 아이를 바라보며 팔을 벌렸다. 아무런 생각 없이 굴던 건 아니었다. 총을 든 소년도 너무나 어려 보였고, 무엇보다 그 소년도 고개를 푹 숙이고는 내가 나온 것도 모른 채 손만 떨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다행히 소년도 특별히 무언가를 하려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겁에 질리며 나에게 다가오려던 아이에게 조용히 다가가고 있던 순간이었다.


" 소, 손대지 마!! "


총을 든 소년이 움직였다. 철컥, 소리와 함께 총을 드는 걸 보고는 본능적으로 느꼈다. 지금 움직이지 않으면 죽는다고. 내 행복도, 그의 행복도 부서질 것이라고. 하지만, 하지만 내 몸은 이성을 따라주지 않았다.


탕-


놀랍도록 시끄럽고, 조용한 총성이 울려 퍼졌다. 생각했던 것만큼 시끄럽고 무서운 소리는 아니었다. 그랬다. 그 총알이 나에게 박히지만 않았어도, 아이를 감싸 대신 맞지만 않았어도 그리 무서운 소리는 아니었을 텐데.


..


흐려지는 시야 사이로 많은 게 보였다.


저 멀리로 겁에 질린 채 도망가는 소년이 보였다.


울면서 안겨있는 아이가 보였다.


그리고,


" ...아멜? "


저 멀리에서 보였다.


내가 가장 보고 싶던, 가장 사랑하는 그가.



".. 아, 왜 이렇게 일찍 왔어요, 꼴도 말이 아닌데. "


나는 작게 웃었다. 마치 아무렇지도 않단 듯이. 내 등에서 울컥 쏟아지는 붉은 피는 전부 장난이란 듯이. 놀란 너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난 이야기했다.


" 괜찮아요, 아프지 않으니까. "


당신이 곁에 있으니까.


마지막에 가장 보고 싶던 당신이 있어주니까.


그러니까, 이 말만 들어줘요.


날 잊어줘요.


그리고,


...


놀랍도록 따뜻하던 하루의 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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