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능력이 생기고 나서는 단 한 번도 행복한 적이 없었다. 술을 안 마실 때만큼은 다정했던 아버지는 내 능력을 안 이후론 더 이상 다정한 모습을 찾을 수 없게 되었다. 환청을 없애는 능력. 이 힘은 아버지에게도 그렇게나 간절한 능력이었나 보다. 능력이 생긴 이후론 집 밖으로 나갈 수 있었던 기억이 한동안 없었던걸 보면 말이다.
물론 집을 나온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왜 하필 아버지의 환청이 들렸던 건지. 귀에 들리는 다정한 목소리도, 사나운 목소리도 나에게는 고통스러운 소리일 뿐이었다. 미칠 것 같았다. 그래도, 그래도 버텼다. 그러고는 내 힘으로 남들을 도우고 다녔다. 환청으로 폭주하려는 사람들을 진정시키고, 사람들에게 잠시나마 자유를 선물하며 세상을 여행했다. 하지만, 결국엔 다들 아버지처럼 될 뿐이었다.
정말, 끔찍했다.
...
그래도,
그래도, 널 도울 수 있어서 기뻤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