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연성

유하나사망

Qia키아 2023. 9. 21. 01:33

유혈살인소재주의

"토라노 하나, 따라올래?"

친했던, 아니 친하다고 생각했던 아저씨였다. 아저씨는 이상했지만 재미있었고, 그렇기에 믿었다. 그 뒤는 전혀 몰랐지만.



익숙치 않은 느낌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멈췄다. 나를 찌른 칼은 붉게 물들어갔고, 무슨일인가 싶어 올려다보았을땐, 여전히 웃고 있는 아저씨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아저씨, 아저씨 왜그래..나 뭐 잘못했어?"
  난 다시 밝게 웃었다. 아픔을 잊기 위해, 미움받지 않기 위해. 그래봤자 바뀌는건 없지만.
"아저씨 진짜 나빴다, 재밌게 놀고 있었는데."
별 의미없는 소리였다. 그저 웃고싶었다. 하지만, 더이상 그럴 수 없다는걸 알았다.
cctv를 보았다. 작고, 조용한 cctv. 하지만 난 그 너머를 알았기에, 고개를 돌려 cctv에 말했다.
"언니, 아저씨, 거기 있지? 미안해, 나 오래 살아보겠다고 약속했는데, 못지키나봐."
나를 사랑해주던, 아껴주던 그 사람들에게.
"그래도 나 진짜 무지 즐거웠으니까, 걱정마, 안아파, 즐거워."
아팠다. 아저씨가 뭘 하는지 전부 느껴졌다.
"진짜로, 아, 근데 이러면 다들 걱정할텐데, 어떡하지."
손이 떨렸다. 감각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멜리언니도, 은결이도, 둘 다 엄..~청 여린데, 놀라서 울면 어떡하지.."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더이상 아저씨도, cctv도 보이지 않았다.
"준이 놀 친구 없다고 슬퍼하는거 아니야? 아닌가, 그건 난가?"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아니, 내가 말을 하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원이 추워할텐데, 이젠 안아주지도 못하고. 아, 아저씨가 또 괴롭히면 어떡하지."
그래도 말하고 싶었다.
"선생님이랑도 이제야 만났는데, 또 당분간 안녕이네.."
날 아껴줬던 사람들에게.
"제트 아저씨도, 다율 언니도, 아, 다율 언니는 둘이구나, 히히, 진짜 너무 좋았는데."
다시 아저씨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몸은 움직이지 못했다.
"나, 아저씨 안싫어해. 빠르긴 해도, 죽으러 온건 맞는걸."
움직이지도 않는 입꼬릴 올렸다.
"아, 그래도 내 친구들은 그만 괴롭혀. 다음에 볼땐 진짜 화낼거야?"
어디까지 전해졌을까. 가늠이 가지 않았다. 그래도 전하고 싶었다. 마지막, 이 마지막 말까지, 온 힘을 다해.

"그리고 다들,"

정말,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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